2024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 #2: 튀르키예 와인
튀르키예가 와인을 만든다는 사실을 박람회 와서 알았습니다.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튀르키예 와인 부스를 방문해 봤습니다. 튀르키예 와인 부스는 '시라 이스트(SIRA EAST)'라는 수입사가 자신들이 수입한 와인과 초콜릿?같은 것들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스에 가면 와인과 함께 시라 이스트가 판매하는 초콜릿 제품도 함께 시식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와인을 좋아하므로 와인을 주로 보았습니다.
시라 이스트가 수입하는 와인은 'ViNKARA'와 'Doluca' 두 종류다. 먼저 'ViNKARA'는 아나톨리아 중부에 있는 수도 '앙카라'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져있는 위치에 'Kalecik'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이곳에 위치한 와이너리가 'ViNKARA'다.
체리맛과 과일향이 특징인 칼레지크 카라시(Kalecik Carasi)는 터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품종 중 하나로, 아나톨리아 중부 북쪽에 있는 칼레지크(Kalecik)에서 이름을 따왔다. 칼레지크는 해발 700m에 포도밭이 있고 대륙성 기후이지만, 크즐르르마크 (Kızılırmak)강 덕분에 완화된다.
월드 아틀라스 와인
ViNKARA, Kalecik, Turkey
"우리의 고대 와인 제조 유산과 전통을 알리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 창립자, Ardıç Gürsel
ViNKARA 와인 중 로제를 제외한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을 시음해 보았다. 레드와 로제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은 모두 Kalecik Karasi를 사용하였으나, 화이트는 특이하게도 'Hasandede'라는 품종을 사용하였다. 혼자만 다르다고 하니 너무나 궁금해서 바로 시음을 해보았다.
와인은 옅은 짚 색을 띠고 중간~중간 이상 정도의 산도를 가졌으며 배, 시트러스 라임, 꽃의 캐릭터를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산도는 날카롭기보다 부드러운 느낌의 산미였다. 전체적으로 훈제 생선과 먹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와인이었다.
Hasandede라는 품종은 그다지 사랑받지 못한 품종 중 하나다. 'Wine Grapes'에 따르면 이 포도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매우 기본적인 품질의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고 한다. Hasandede는 이름 그대로 '할아버지 핫싼'을 의미하며, 튀르키예 수도 근처인 ' Kırıkkale'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포도의 열매는 중간 정도의 크기와 껍질은 매우 얇다. 처음에는 밝은 녹색을 띠며 완전히 익으면 금빛 녹황색으로 변하고 갈색 반점이 생긴다. 'ViNKARA'가 상업용 와인으로 만들기 전에는, Hasandede는 주로 식용 포도, 주스, 그리고 페크메즈(튀르키예 당밀) 생산에 사용되었다.
와인으로 만들어졌을 때는, Hasandede는 Muscat을 연상시키는 Semi-Aromatic한 노즈를 가지고 있으며, 중간 바디에 중간~높은 산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나무 과일(특히, 배와 마르멜로), 때때로 핵과일, 시트러스, 과일 꽃, 흰 꽃, 연기, 그리고 크림의 풍미를 보여준다. 와인은 일반적으로 가볍거나 중간 정도의 바디에 적당한 산도를 가지고 있다.
Hasandede는 드라이 화이트 와인과 스킨 컨택트(앰버) 와인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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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링 와인은 고소한 효모 풍미와 상큼한 산도, 자글자글한 기포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Kalecik Karasi 2021은 굉장히 옅은 붉은 색상을 가진 와인이었다. 향은 붉은 과실의 캐릭터가 강했는데, 흡사 피노 누아가 생각나는 색과 향이었다. 다만, 이 와인은 일반적인 피노 누아로 만든 와인보다는 보다 그립감이 있었고, 산도는 보통의 피노 보다 낮게 느껴졌다. 무겁지 않고 붉은 과실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마셔보는 것도 좋겠다.
DOLUCA, Istanbul, Turkey
'DOLUCA는 삶에 즐거움을 더해준다'
DOLUCA 와이너리는 튀르키예를 놓고 보면 북서쪽에 있는 '마르마라'지역으로 '이스탄불'에서 109km 정도 떨어져 있다. DOLUCA의 와인 라인업은 많은 종류가 있지만 그 중 'KAV', 'KARMA', 'SIGNIUM', 'SARAFIN' 와인이 시라 이스트가 선보인 제품이다. 그중 KAV의 Narince(나린제), Boğazkere-Öküzgözü(보아즈케레-외퀴즈괴쥐)와 SARAFIN의 Fume Blanc을 시음해보았다.
DOLUCA의 병 모양과 디자인이 참 예쁜 것 같다. 그중에서도 나린제와 보아즈케레-외퀴즈괴쥐 그리고 SARAFIN의 Fume Blanc이 특히 그러하다. (의도한건 아닌데 예쁘다고 여긴 와인만 시음했다)
DOLUCA의 와인 세 가지를 시음했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DOLUCA의 KAV NARINCE였다. 옅은 짚 색을 띠고, 라임, 오렌지, 청사과, 핵과류 힌트와 함께 은은한 구운 견과류와 크리스피한 산도가 기분좋게 이어지며, 여운도 훌륭했다. 특히, 마실 때 부르고뉴의 Saint-Aubin의 샤르도네를 연상시키는 느낌이 들었다.
KAV Boğazkere-Öküzgözü는 동부, 동남부 아나톨리아 지방에서 자란 보아즈케레 품종과 외퀴즈괴쥐 품종을 블렌딩해서 만든 풀바디 스타일의 와인이다. 과일, 향신료, 오크가 느껴지고 탄닌이 제법 강해 입에서 그립감이 꽤나 느껴지는 편이었다.
그다음으로 SARAFIN의 FUME BLANC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잘 익은 과일 향과 견과류, 은은한 향신료, 풍성한 바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잘 만든 와인이었다.
튀르키예 와인을 경험하면서, 조지아와 마찬가지로 튀르키예 와인 지역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졌다. 많은 사람이 마시는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같은 와인은 명불허전이지만, 잘 모르는 지역의 훌륭한 와인을 마셨을 때의 황홀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세상은 그야말로 와인의 군웅할거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